posted by 샛별의꿈 2007. 3. 1. 02:55
사실...아침에 일어나서 어딜 먼저 갈까 심히 고민했습니다.
이제 가 봐야겠다고 생각한곳이 몇군데 안 남았는데, 우선순위의 문제였죠.

그런데 뭐 보니까 일찍 갔다와야 될 곳이 딱 한 군데 남더군요.
지브리 박물관.
사실 지브리 박물관에 대한 사전 정보를 별로 알아두지 않아서 애매했습니다.
제가 가진 여행책엔 "미타카"역에서 내리면 된다. 까지만 써 있었거든요.

그리고 표에 대한 얘기도 지인에게 "거기 박물관 옆에 로손 편의점 가서 사면 돼요"
란 얘기를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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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까지 들었으면 진짜 못 갈 뻔 했습니다.
다행히, 일본에서 만난 제 동창에게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동네 아무 로손 편의점에 가 보면 티켓 자동판매기 있으니까 거기서 사가지고 가면 돼"

지인에게 들은 말하고 크게 틀리진 않습니다만, 문제는 그거죠. 박물관 옆이었느냐 동네 아무데나 였느냐.

제가 지내고 있던 부바이가와라엔 다행히 로손 편의점이 있었지요.
어쨌든 일찍 나와서 로손 편의점에 갔습니다. 가니까 점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계시길래..
아는 일본어를 또 총 동원해서 지브리 박물관 티켓 어떻게 사냐고 물어봐서...
아저씨가 친절히 자판기에서 다 선택도 해 주시고. 해서 구입했습니다.
12시(...11시 30분 같기도 하고)로요.

에피소드가 또 조금 있지만 길고 쓸데 없으니 패스하고.

부바이가와라에서 JR난부센을 타고 타치카와에서 JR츄오센으로 갈아타고 미타카로 갑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주쿠에서 시작하지 않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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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카에서 내려서 어떻게 박물관에 가나 했는데..
역을 나오니 아예 "난 박물관행이오~" 하고 자기PR을 몸으로 하고 있는 버스가 있었지요.
덕분에 고생 안 하고 박물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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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니 10시 20분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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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입장하고 있었습니다.
티켓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건가 싶어 가서 물어봤더니,
오늘은 특별히 10시 티켓도 10시 30분까지 입장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뭐 12시인 저에겐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였습니다. 털썩.
기다리는 수밖에요.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다보니 너무 지루할 것 같아서 둘러보니 박물관 뒤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있기도 심심할 것 같아서 공원이나 한번 둘러볼까 해서 들어가는데,
공원 입구에서 저를 반겨준 분이 계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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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할머니(땀땀...)
아무리 경제 대국이고 복지가 좋은 국가라 해도 노숙자는 어디에든 있기 마련이군요.
우리나라같았으면 뭐 먹을거라도 사다 드리고 얘기라도 해 봤을텐데(정말?), 의사소통이 수월치 않은
상태에서 그런것까지 하긴 무리다 싶어 포기했습니다.

어쨌든 공원을 들어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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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생각보다 넓은 잔디밭에 워킹 트랙까지...
동네 사람들도 꽤 나와서 아침 운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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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지브리 박물관의 뒷모습 공개~(...설마 여기까지 본 분은 별로 없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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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물관 옆 나무에 걸어놓은 새집?
새까지 배려하는 박물관의 따뜻한 마음씨(라고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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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보니 새집은 아니고 새 모이함인 듯...

근데, 저건 다람쥐용 아닌가?-_-그럼 혹시 다람쥐 모이함?
(...모르겠다 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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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돌아나와 벤치에 앉아있으려니, 산책을 나온건지 몰라도 여튼 3대 가족이 보였습니다.
저기 오른쪽에 걸어가고 계신분이 할아버지, 서계신분이 할머니, 가방멘 남자가 아버지, 그리고 아이.

가만 지켜보고 있으려니, 닭둘기 한마리가 어디서 걸어나와서 아이에게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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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첫 만남.
그리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

승리는 아이의 손에...


그러더니 제가 만만히 보이는지 이번엔 닭둘기가 제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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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번 저도 쫓아다녀 주고~(아하하하하~)

시간이 그래도 많이 남아서, 공원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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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코네에서 갔던 삼나무 가로숲보다 더 멋있는~ 산책로가 나왔습니다.
잠시 산책도 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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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는 괭이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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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30분이 되니 입장을 시키네요. 그래서 들어가서 낼름 상영관 티켓도 받고.
입장했는데...박물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어서 못찍을 저는 아니고...
가만 생각해보니 사진찍느라 정신없는것보단 그냥 보고 느끼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천천히 여기저기 관람했습니다.

그래서 실내에서 남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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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인형 한 컷. (가격이 대략 어마어마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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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외에 있는 거신병도 한 컷.(자세히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아까 그 3대 가족입니다.노린것도 아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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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안쪽으로 있던, 라퓨타를 통제하는 큐브.
나도 통제해보이겠다며 손을 댔지만 그건 단지 꿈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퍽)


뭐, 박물관은 이정도로 끝내고요.
조금 섭섭하니 토토로 샷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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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토토로 씨.

그리고 나와서 보니 박물관 앞에서 자전거 뒤에 와플 싣고와서 팔고있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아가씨의 미모가 수준급이었습니다. (키도 클만큼 컸고...모델이나 연예인은 해먹을 수 있을 수준이었는데...)
그정도의 미모를 가지고도 열심히 그런 장사를 하고 있다니...세상 물정을 모르는걸까 순수한걸까...
후자를 믿고 싶습니다. 네...(물론 그 나름대로의 사정도 있겠지만요...)

어쨌든...나와서는 버스 안타고 오기를 부려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분명 버스가 그다지 얼마 오지않은데다 직선으로 잠깐 쭉 쭉 오길래...얼마 안 되는 줄 알았지뭡니까.)

어쨌든 걸어오는 길에 뭔가 철제 벽이 쳐있고 안쪽엔 멋진 공원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대체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안에 사람도 하나도 없어서 그냥 돈많은 개인 주택 정원인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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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불상까지!!!...저런 불상같은 게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밖에서 보는걸로 만족하고 가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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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안내가.....콰당.
점심시간도 되고 해서-_-;;;너무 배고파서 그...그냥 갑니다. (언제 또 저길 들러서 구경해...)

어쨌든, 미타카 역에서 타카다노바바 역으로...갑니다. 끼니 해결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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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다노바바...와세다대학이 있는, 그리고 아톰을 제작한(걸로 아는데 뭐 이건 또 다른 지역하나랑 얘기가 분분하다고 하더군요....)동네.

역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어쨌든 아톰 주제곡...

그래서 잊을 수 없습니다. 타카다노바바 역.

어쨌든 내려서, 와세다대까지 버스를 탈까...그냥 갈까. 하다가 결국은 또 뚜벅이로 갔습니다.
(까이꺼 오늘이 거진 마지막 날인데...)

그래놓고 후회하는 코스는 역시나.(멀더군요 쳇)

그런데 사실 제가 목적지가 어딘지 정확히 몰랐으므로...버스를 탔으면 더 고생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목적지는, '와세다대 서쪽 체육관 근처' 에 있는 "코코로"

이게 다였습니다(콰당)

점포 사진도 몰랐고, 그저 그 안에서 뭘 파는지만 알고 갔는데...

무려 한시간 이상을 뺑뺑질...(와세다대 입구 앞까지도 갔더랬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다시 역 방향으로 돌아가다 아무거나 먹어야겠다...하는 생각으로 돌아가다가
와세다대가 끝나는 사거리 쯤 와서 뒤를 돌아보니 뭔가 냄새가 이건 튀김냄새다 싶어 골목을 언뜻 보니...

저.기.다!(아아아아아악 찾았다찾았어찾았어!!!!!!!!!찾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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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 찾았다....드디어..ㅠ.ㅠ;

자 여기를 왜 찾았냐 하면...

여기가 바로 "오니고로시 텐동(귀신잡는 튀김덮밥)" 을 파는 곳이란 말입니다.

후다다닥 들어가서, 자판기를 보니 오니고로시텐동....불이 꺼져있습니다.
뭐, 듣던대로입니다. 예약필수거든요.

그러나, 한그릇 정도라면 괜찮아~

음음, 주인 아저씨께 오니고로시 텐동은 안 되냐고 물었더니, 아주머니 얼굴을 쓰윽 보시고는
이윽고 아주머니께서 "한그릇정도라면....괜찮아요^^" 하시면서 자판기로 구매 가능하게 수정해 주셨습니다.
어쩄거나 천엔이긴 한데 무조건 티켓팅.

피식. 겨우 텐동 하나 먹으려고 그런데를 가냐....하시는 분들을 위해,
오니고로시 텐동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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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봐도 커헉.

이게, 언뜻보면 별로 안 되어 보이는 것 같지만, 그릇의 지름은 25~30센치 가량은 되는 수준이고.
거기에 밑에 밥 가득 담고, 튀김도 한두마리도 아니고 8마리 가량에 가운데는 지름 10센티는 되는 거대하고 둥근
야채 튀김이 놓여져 있습니다.

다 먹으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그 놈이죠!

한국에서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사진만 보고 "피식, 내가 식성이 얼만데 이거하나 못 먹겠어?" 란 생각이 들어...
"꼭 음식점 한켠에 이름 새겨주고 오마" 란 생각으로 갔습니다..

그릇을 받아들고는...허걱-_-;

일단 "이거 먹고싶어서 한국에서 왔어요~" 라고 아주머니께 한마디 날리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1/3 쯤 먹었을까....
슬슬 거부반응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국 조금 떠 먹고...다시 또 집어넣습니다.

꾸역꾸역....꾸역꾸역....

헉헉헉...

젠장. 안되겠다...-_-

차라리 다 생선이었으면 먹었을텐데....가운데의 야채튀김은 그야말로 고역입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무리하지 마세요~남으면 싸 갈수도 있어요~"란 얘기를 해주셨는데...

싸가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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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이만큼이나 남겼습니다. 헉헉...

맛은 그래도 좋았습니다. 그자리에서 바로 튀겨준 싱싱한 것들이거든요.
그냥...꼭 오니고로시 텐동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거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배불러서....
소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또 걷기로 했습니다.

이젠 다음 목적지인 이케부쿠로입니다.;;;;;

배부른 몸을 이끌고....정신없이 걸었습니다.
가다가 보니 특이한 전차도 있네요. 상당히 느린데다가...작은걸 보니
완전 마을버스 스타일...

일본에는 마을 전철도 있는건가 싶어서 한컷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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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것도 케이오 사에서 만든거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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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역조차 이렇게 아담할데가...
몰래 탑승도 가능할 듯한 시스템;

주욱 걸어와서 이케부쿠로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30분 가량은 걸은 것 같은데, 그래도 소화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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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야 이케부쿠로 점. 뭐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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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키요시를 비롯해서...뭐 그냥 이케부쿠로 전경...쯤이랄까.

사실 이케부쿠로 와서 토요타 쇼룸을 가려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오다이바에 있는 메가웹보다 좋을리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집어치우고 이케부쿠로 구경을 잠깐 하기로 했습니다.

이케부쿠로도 사실 쇼핑하기에 좋은 곳이라서, 저같은 녀석이 별 볼일은 없었지만말입니다...

도큐핸즈에 가서 좀 구경하다가 선물도 하나 사고,
마츠모토 키요시에 갔는데 뭐 왁스 비슷한게 있는데 사진을 보니 헤어 스타일링하는데 괜찮을까 싶어 뭔가를 샀습니다.
이름은 갸스비 Moving Rubber. 움직이는 고무밴드라니?-_-; 음 스타일링할게 좀 필요해서 사긴 했는데
가격도 싸고 해서 그냥 한번 집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거 써보니 꽤 물건이네요. 몇개 더 사올껄 그랬습니다. 아직 한국에선 구하기 힘든 듯 하네요.

그러면서 나오다가 보니 대체 왜 드럭스토어에서 음료수까지 파는지 모르겠는데 쿠우를 파는데 가격을 보니 싸길래 하나 또 샀습죠.(음료수살땐 마츠모토키요시에서 사면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을 듯 하네요)
아까 먹은 텐동때문에 안그래도 목이 마르던 상황이라...벌컥벌컥.

나와서 잠시 비끄였는지 요도바시였는지...카메라점에 구경삼아 들어갔는데,
다른곳과 달리 거긴 완전히 카메라만 파는 카메라점이더군요.
1층부터 5층까지....모두 카메라 용품.

그런거 봐봐야 가슴만 아프고 눈만 높아지므로 또 그냥 나오고...

이젠 슬슬 신주쿠로 가야겠습니다. 약속이 있어서.

가고있는데 제게 휴지 하나를 건네더니 덥썩 붙잡고는 말을 거는 예쁜 아가씨...
전 늘상 있는 휴대폰회사 선전인줄 알았더니, 학원 홍보물이었습니다.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방긋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뭐...제겐 학원 홍보물이 필요없어서 돌려주냐고 했더니 가지라네요.
별 필요없는 휴지 하나 겟..(근데 이런거 잘모아두면 요긴하게 쓰긴 하겠네요--)

어쨌든 신주쿠로 가기위해 표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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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 안녕...을 외치고 신주쿠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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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 유학생이 일본인을 구하고는 열차에 치여 죽었다는, 안타까운 얘기를 아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분이 바로, 이수현 씨죠.

그게 어딘가 궁금은 했었는데, 오기전에 우연히 그게 신오쿠보라는 얘기를 들은게 있어서,
가는길에 잠시 신오쿠보에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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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으로 가셔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찡한 가슴으로, 다시 열차에 올라타 신주쿠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이번 여행의 마무리를 좀 지어보고자, 전망이 좋은 도쿄도청에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한참 앉아서 딴생각 좀 하다가...
한국인 관광객 구경 좀 하다가--;보려면 동쪽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입을 차마 떼지 못한 채...
(열심히 서쪽만 구경하시길래-_-;;;;;;;;;;)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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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이라 그런지...마음만은 왠지 차분해 지더라고요.

이렇게...오늘 하루도 끝이 났습니다.
(이후는 뭐 술한잔 하고 오락실 좀 가고...)

이걸로...일본에서의 마지막 밤도 마무리 짓고...실제 여행이라 할수 있는것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시작과 끝을 대략 같은곳에서 맺게 되었네요. 저에게 도쿄도청은 그런 의미로 남게 되었습니다^^;

내일은...한국으로 돌아오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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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인데도 7일차를 마치려니 아쉽네요.
그당시에 저의 아쉬운 마음...이해하시겠죠?^^;